본문 바로가기
디자인

'지옥' 이해하면 충격적인 결말 디테일 설정 총 정리(스포주의)

by 도라이프 2021. 11. 22.
반응형

 

이 블로그 포스팅은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넷플릭스 제공 포스터

드라마 지옥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 미리 말씀 드리고 싶은 점은 이 드라마는 하나의 논리로 모든 것을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연상호 감독의 의도이다. 인간의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시연이 나타나는 시대. 각각의 인간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묘사하는 것에 힘을 쏟았고 왜 시연이 발생하는지. 혹은 신이라는게 있다면 그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가는 주요 관심사는 아니었다. 감독의 의도대로 주요 캐릭터들을 분석해 가면서 지옥이 품고있는 다양한 의미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넷플릭스 새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크리에이터 최규석과 부산행 감독 연상호는 원작에서 보았던 오프닝과 똑같은 악마의 자세 행동과 사람들을 밀치며 지옥에 처해 모르는 세상이 닥칠지 모르는 긴장감 사이에 균형을 맞춰냈다. 그리고 둘의 환상의 조합으로 그 끝내 6부작 시즌 내내 이루어냈다.

박정자 고지 장면

 

"박정자 너는 5일 후 15시에 죽는다. "


먼저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고지의 특성에 관해 알아보면 갑자기 거대한 형상이 나타나고 특정 사람의 이름을 말한 뒤에 사망할 시간을 알려준다.  그리고 약속 시간이 되면 정말로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갈갈이 찢어 버린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고지와 시연은 일종의 자연재해이다. 죄를 저질렀던 저지르지 않았던, 나이가 많건 적건 아무 규칙없이 누구에게나 급작스럽게 발생한다. 그래서 고지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전부 다 실패하게 된다. 

김정칠 의장 시연 장면

"죄를 지은 인간이여 지옥에서 영원한 고통을 느끼며 계속 생각해! " 

또하나 특이한 점은 분명히 시연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란 점이다. 그게 신이든 혹은 외계인이든 분명 인간 세계와는 다른 차원에서 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시험을 당한 사체가 더 이상 유기물이 아니라는 점이 강력한 증거가 된다. 

"불에 탄 것 같은 시신이  이 세상에 없는 물질이랍니다. 


그런데 드라마에 중심 인물들이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전부 다르다. 

 

진정수 의장 (유아인)

 

그런 신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너희는 더 정의로워야 한다

정진수 의장은 사이비 교주라고 하기에는 조금 특이하다. 종교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형식들 성지. 경전. 신도 같은 것들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가 새진리회를 만든 것은 약 20년 전 경험한 시연 때문이었다.  

 

너는 앞으로 20년 후 오후 22시 30분에 죽는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 그는 더 이상 죄를 저지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니 적극적으로 목숨을 바쳐가며 선을 행하고 있었다. 자신이 느꼇던 바로 그 공포가 신이 시연을 준비한 이유라고 생각한 것이다. 

 

공포가 아니면 뭐가 인간을 참회하게 할까요?

기독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인간은 원죄. 다시 말해 죄를 저지를 수 있는 약한 존재로 태어났다. 전통적 표현으로 지은 죄가 아니라 짊어진 죄를 지니고 있다. 어찌보면 이건 좀 이상하다. 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자유의지를 왜 신이 주었을까? 에피쿠로스의 역설을 생각해보면 전능, 전지, 전선한 신은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 사실 정진수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그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생각한다. 

 

죄는 인간이 죄짓고자 하기 때문에 있는겁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자신의 본성을 억누르고 적극적으로 선을 행해야만 합니다. 

 

우리 인간은 매 순간 무엇이 옳은지 느낄 수 있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그 능력을 새겨 놓았어요.


정진수 의장은 중세시대형 인간입니다. 중세시대를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면 신의 말씀이 지배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소설가도 말했듯이 "이건 마치 중세 신권 사회에나 있었던 끔찍한 폭력 입니다" 라고 표현하였었다. 중세 시대는 인간이 질문 할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우리가 어디에서 왓는가? ' 창세기에 나온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레위기에 나오는 율법을 따르면 된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역시 성경에 전부 쓰여 있다. 다시 말해 신의 말씀을 믿는다면 인간은 태어남부터 죽음까지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게 된다. 

생각? 무슨 생각? 생각 자체를 하지마 이 새끼야

하지만 중세가 완전 하려면 기독교적인 신이 실존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존재해야만 한다. 그런데 정진수는 종교적이고 인격적인 신이 실재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다. 오히려 시연을 행하는 신은 아무 이유 없이 아무때나 주사위를 돌려가며 무작위로 사람을 죽이는 것처럼 보여진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신이 왜 그런 기묘한  일을 벌이는 걸까요? 

 

여기서 그는 무너지고 만다. 그럼 그와 반대되는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형사 진경훈이다. 

 

경찰은 잡는거야. 그게 우리 일이야. 우린 거기까지만 생각하면 돼. 

형사 진경훈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오면서 인간은 신에게서 독립 다시 한번 자율성을 획득한다. 인간 이성과 경험이 만들어낸 법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또 그들을 처벌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신의 행위를 형사님들께서 수사를 다 하시네요

법에서 정의하는 범죄는 선택의 여지가 있을때 처벌 가능하다. 그래서 형사 진경훈이 그토록 중요시 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 였던 것이다. 

 

형사 : 그 신은 인간의 자율성을 믿지 않는가 보네요?
의장 : 사람의 자율성이 만든 법체계가 정말 정의롭다고 생각하세요?

대화 장면

진경훈은 6년 전 부인을 잃었다. 그것도 약쟁이 살인마에게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 이 살인마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6년형을 받고 출소하였다. 무고한 생명을 살해하고 한 가정을 완전히 붕괴시킨 범죄에 6년은 너무 가벼운 형벌이다. 엄마를 잃은 희정은 어딘가 고장나 버렸다. 

 

희정 : 다 내잘못이에요. 다 내잘못.
의장 : 인간이 만든 법이 얼마나 허망한지 희정 씨랑 희정 씨 아버님이 더 잘 알거에요.

진경훈이 믿고 있는 인간의 법은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렇듯 서로의 신념에 약점이 있는 인물이 부딪치는 지점이 매우 흥미롭다. 

대화 장면 2

 

이런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데 아무 이유가 없으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까요? 
근데 그 공포때문에 나는 더 바르게 살 수 있었어요. 


신을 잃어버린 정진수는 인간에게 적합한 신의 의도를 직접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정희정을 도와 약쟁이를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사체를 시연 당한 듯 꾸며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데 이용한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선하게 행동하는게 더 나은 세상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그 공포가 세상 사람들을 죄에서부터 해방시킬 거예요. 

진정수 의장 방송 장면

실제 그는 새로운 종교를 창시할 준비가 되었다. 박정자의 집은 성지가 되고, 신의 강림을 기념하고 자신이 쓴 책은 새로운 시대의 경전이 된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신도가 되는 것이다. 이순간 경훈은 선택을 해야한다. 시연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신이 있다면 아무런 논리 없이 사람을 죽이는 미치광이란 사실을 밝히는 것. 결국 경훈은 거대한 무의미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삶. 정진수가 준비한 세상에서 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인간이 쌓아올린 이성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진수가 퇴장하고나자 더 강력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이동욱김정칠이다. 

화살촉 이동욱
김정칠 의장

개인적으로 본질에 있어서 이 두사람이 맡고 있는 역할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새진리회 의장의 권한으로 무한한 권능을 부여한다.

이들은 신을 도구로 이용한다. 자신이 가장 신과 가까운 사람이라 주장하며 신이 아닌 자신의 경배할 것을 은연중 욕망하고 있다. 

 

전 정진수 의장과는 전혀 다른 의장이 될 것입니다. 뭐, 강력한 의장? 

그래서 김정칠의 경우 그럴듯한 제의 형식의 집착하고 진실을 조작하고 적극적으로 은폐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는 튼튼이가 고지받으면서 시작된다. 새진리회의 교리에 따르면 인간이 선하게 살기만 하면 고지나 시연을 받을 일이 없다. 

 

새진리회 교리에는 원죄나 대속 같은 개념이 없어요.
인간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는 구체적 행위만이 죄가 돼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받은 원죄도 없고 누군가 대신 타인의 죄를 속죄 할 수도 없다. 그러니 튼튼이는 새진리회의 교리 자체를 부정하는 강력한 증거인 것이다. 그런데 튼튼이의 고지는 이동욱에게 구원의 메세지처럼 보였다. 고지를 받고 나서 신에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에 매우 고통스러운 삶을 보냈었다.

 

내가 나도 모르는 무슨 죄를 저지른게 아닌가.. 그런데 지옥에 간다는게...

튼튼이가 자신의 집으로 오자 신이 자신만을 위해 모든 사건을 준비했다는 광기에 빠지는 것이다. 두 인물 다 신을 참칭한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의 종교의 폐해, 광신의 위험함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그런 결말의 의미는 뭘까?

지금 까지는 신의 고지가 발생하면 절대 거스르지 못하는 압도적인 재난이었는데 튼튼이 만큼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예외가 되었다. 그럼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첫번째. 우리에게 친숙한 종교적이고 인격적인 신 다시말해 예수와 같은 신이 존재해서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식을 지키는 숭고한 인간의 모습을 보고 마침내 이 끔찍한 살육을 멈췄다고 볼 수 있다. 

신이 원했던 것은 종교적 계율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공포에 짓눌려 억지로 선한 척 사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희생 사랑과 같은 인간적이고 숭고한 감정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원했을 수도 있다. 이것이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내려준 진짜 이유일지도 모른다. 

 

원작에는 없지만 드라마에서 추가된 박정자의 부활 역시 신의 의도가 마침내 세상에서 구현되자 희생양 삼았던 그녀를 다시 살려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대로 고지가 아무런 법칙이 없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면 이 사건은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 고지를 받은 당사자가 죽는 것이 계속해서 반복되어서 마치 인과성. 즉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칙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괴물들은 아무나 죽이면 다시 돌아가게 설계되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를 죽이자마자 곧바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심지어 고지 당시 천사의 대사를 들어보면 죄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도 않는다. 모든 인간은 사망 이후 지옥에 가도록 세팅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부모의 희생이니 숭고한 사랑이니 하는 것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튼튼이가 살아남은 것은 우연에 불과할 수도 있다. 박정자 역시 아무 이유 없이 살아난 것이다.  애초에 신이 규칙이 없는데 죽이지만 않고 한 번쯤은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인간은 거대한 무의미를 참을 수 없어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의미의 빈틈을 메꾼 것이다. 

 

감독은 어느 쪽으로든지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작품에 새겨 넣었다. 어떤 결말을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남겨놓은 숙제인 것이다. 그러면 연상호 감독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을까?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세계관은 불가지론의 기초한 것으로 보여진다. 분명 인간을 초월한 신이 존재하는 것은 믿고 있으나 우리는 신의 의도 혹은 목적을 결코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굳건히 지키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튼튼이는 민혜진 변호사의 손에 맡겨진다. 민혜진은 드라마에서 거의 유일하게 상식을 지키고 자신의 실수를 필요 이상으로 자책했던 인물이다. 이것이 연상호 감독이 우리에게 남기는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 안그렇습니까 변호사님?
반응형

댓글